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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10월 22, 2026
심층분석

F-22의 ‘세계 최초’ 드론 지휘, 사실은 재방송이었다

F-22가 처음 CCA 드론 퓨리를 지휘했다는 발표, 1년 전 경쟁사가 먼저 증명한 개념이다. 방산기자 김지훈이 '최초' 타이틀 뒤의 계약 전쟁과 공개되지 않은 콕핏을 짚는다.

에드워즈 공군기지에서 F-22 랩터와 YFQ-44A 퓨리 무인전투기가 편대비행하는 모습
사진: 미 공군 · USAF

에드워즈 상공, 조종사는 자기 전투기만 몰지 않았다

10월 초 캘리포니아 에드워즈 공군기지 상공, F-22 랩터(F-22 Raptor) 조종석에 앉은 조종사는 자신의 전투기 한 대만 몰고 있지 않았다. 옆에서 나란히 날던 무인기 YFQ-44A 퓨리(YFQ-44A Fury)에게 전술 지시를 내렸고, 퓨리의 자율비행 소프트웨어는 그 지시를 알아듣고 실행했다. 조종간을 쥔 손이 두 대의 전투기 사이에 걸쳐진 셈이다.

미 공군과 Anduril Industries는 10월 16일 이 장면을 공동 발표했다. 412시험비행단, 422시험평가비행대대, 309소프트웨어공학그룹이 참여한 이번 시연에서 F-22는 사전양산형 YFQ-44A에 명령을 내린 첫 유인 전투기가 됐다. 미 공군은 이 기체를 포함한 협업전투기(CCA)를 2032년까지 500대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워뒀고, 지난 6월에는 Anduril과 General Atomics에 150대 규모의 초도 양산계약을 발주했다. 목표 단가는 대당 3000만 달러 미만, 약 8200만 달러인 F-35A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런데 이 장면, 어디서 본 듯하지 않은가. 공교롭게도 거의 같은 그림이 1년 전 이미 하늘에 떠 있었다.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의 유효기간

겉으로 보면 이번 발표는 깔끔한 신기록이다. Anduril의 자율항공력 부사장 마크 슈슈나르는 이렇게 말했다. “미 공군의 CCA 프로그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가장 성숙한 CCA 프로그램이며, 가장 먼저 실전 기체를 배치하게 될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최초’라는 단어 앞에는 보이지 않는 괄호가 붙어 있다.

실제로 F-22가 무인기를 공중에서 통제하는 개념 자체는 2025년 10월 21일 네바다 시험훈련구역에서 경쟁사 General Atomics가 먼저 증명했다. 이때는 CCA 실기체 대신 대리기체인 MQ-20 아벤저를 썼고, 태블릿형 조종사용 인터페이스와 F-22의 GRACE 모듈, L3Harris의 BANSHEE 데이터링크·Pantera 무전기를 동원했다. 당시 제너럴 아토믹스 대변인은 “F-22가 유무인협업작전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임을 이미 알고 있으며, 제너럴 아토믹스는 지금 이를 시작할 독보적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Anduril 측이 TWZ에 직접 확인해 준 문구도 ‘F-22와 사전양산형 YFQ-44A’로서는 처음이라는, 조건이 붙은 최초였다.

지난달 퓨리가 F-35와 편대비행했을 때도 F-35는 명령을 내리는 쪽이 아니었다. 즉 이번 시연은 F-22 한 대가 퓨리 한 대를 통제한, 규모로는 소박한 실험이다. 다수의 CCA를 동시에 지휘하는 능력은 아직 수치로 공개되지 않았다.

에드워즈 공군기지에서 F-22 랩터와 YFQ-44A 퓨리 무인전투기가 편대비행하는 모습
사진: 미 공군 · USAF

공개되지 않은 좌석

발표문이 보여주는 건 성공담이다. 조종사가 지시했고, 드론이 알아들었다는 결과만 전면에 나온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질문—F-22 조종석이 실제로 어떻게 구성됐는지—은 양측 모두 밝히지 않았다. 단좌기 조종사가 자신의 전투 임무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별도의 전투기를 지휘하는 업무부하를 어떻게 감당하는지, 그 답은 이번 발표에 없다.

과거 미 공군 예산 문서는 F-22에 드론 통제용 태블릿과 케이블, 관련 자재를 통합할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1년 전 제너럴 아토믹스의 시연에서는 태블릿형 PVI와 데이터링크 모듈의 구성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공개됐다. 이번에는 그 디테일이 조용히 사라졌다. 성공을 보여주되 그 성공이 조종사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는 숨기는 전시, 홍보 영상치고는 흔한 각색이다.

이 미공개 영역은 미국만의 숙제가 아니다. 한국의 KAI는 KF-21 보라매 기반 차세대공중전투체계(NACS)를, 대한항공은 로열윙맨(KUS-LW)과 LOWUS 무인편대기를 통해 비슷한 콕핏-드론 통제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두 사업 모두 2027년경 실기체 조종사 통제 시험을 목표로 잡고 있지만, 아직 그 단계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미국이 공개하지 않은 콕핏의 디테일이야말로, 뒤따라가는 쪽에서 가장 궁금해할 대목이다. 다만 분명히 해둘 게 있다. 이번 미국 시연이 한국 사업의 계약이나 일정을 바꿀 단계는 아니다.

Anduril이 노리는 건 조종사의 신뢰가 아니라 다음 계약 줄이다

필자는 이번 발표의 진짜 수신자가 전장의 적이 아니라 미 공군 예산실과 경쟁 소프트웨어 업체들이라고 본다. 근거는 두 가지다.

첫째, 돈의 흐름이다. Anduril은 지난 6월 150대 규모의 생산계약을 따낸 뒤에도 CCA 자율화 소프트웨어의 주계약자 지위를 두고 General Atomics, Lockheed Martin, Northrop Grumman, Collins, Shield AI와 경쟁 중이다. 실기체로 F-22 지휘 능력을 증명하는 건 ‘성숙도’를 숫자가 아니라 장면으로 입증하는 가장 값싼 광고다. 둘째, 시간이다. 이번 발표는 12월 에메랄드 플래그 훈련(Exercise Emerald Flag)을 앞두고 있다. 이 훈련에서 퓨리와 빈전스(FQ-42A Vengeance)가 처음으로 대규모 전력통합 시험을 치른다. 그전에 신뢰를 쌓아둘 필요가 있는 쪽은 군이 아니라, 아직 소프트웨어 표준 경쟁에서 확정적 우위를 못 잡은 업체들이다.

트로이 마잉크 미 공군장관은 “이번 성과는 우리가 산업계와 공통의 목표—전례 없는 속도로 전력을 전투원에게 제공한다는—를 공유하며 보조를 맞출 때 무엇이 가능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켄 윌스바크 미 공군참모총장도 “이번 비행은 유무인 협업(Manned-Unmanned Teaming)의 힘과 그것이 우리 전투원들에게 주는 이점을 보여준다”고 거들었다. 두 발언 모두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작 이 발언들이 겨냥하는 청중은 의회 예산 청문회와 경쟁사 투자설명회에 더 가까워 보인다.

내 판단이 틀렸다면, 그건 12월 훈련에서 다수 CCA 동시 통제라는 숫자가 실제로 공개되기 때문일 것이다. 단일 F-22가 단일 드론을 지휘하는 수준을 넘어, 여러 대를 동시에 지휘하는 장면이 에메랄드 플래그에서 확인된다면 이번 발표는 홍보가 아니라 진짜 전력화의 시작점으로 다시 읽어야 한다.

지켜볼 것

  • 에메랄드 플래그 훈련 결과: 2026년 12월, 퓨리·빈전스가 처음으로 대규모 전력통합 시험을 치른다. 여기서 CCA가 ‘실전 전력’이라 부를 만한 신뢰성을 보여주는지가 분수령이다.
  • F-22의 다수 CCA 동시 통제 시연 여부: 2027년 이전으로 예상되며, 한 대의 유인기가 몇 대까지 지휘할 수 있는지가 처음으로 숫자로 드러날 시점이다.
  • CCA 자율화 소프트웨어 주계약자 최종 선정: 수개월 내로 예상되며, Anduril과 Collins, Shield AI 간 경쟁 구도의 승자가 이번 시연의 실질적 수혜자를 가려줄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

이번 시연이 정말 세계 최초인가?

실제 CCA 기체인 YFQ-44A로는 처음이지만, F-22가 무인기를 통제하는 개념 자체는 2025년 10월 21일 제너럴 아토믹스가 MQ-20 아벤저로 먼저 시연했다. Anduril도 ‘F-22와 사전양산형 YFQ-44A’로는 처음이라고 한정해 확인했다.

미 공군의 CCA 확보 목표는 얼마나 되나?

Increment 1으로 2032년까지 500대를 목표로 하며, 2026년 6월 Anduril과 General Atomics에 150대 규모의 초도 양산계약을 발주했다. 이후 Increment 2에서 추가 2350대 조달이 예상된다는 추정치도 나와 있다.

한국의 유사 사업은 어디까지 왔나?

KAI는 KF-21 기반 차세대공중전투체계(NACS)를, 대한항공은 로열윙맨(KUS-LW)과 LOWUS 무인편대기를 추진 중이며 2027년경 실기체 조종사 통제 시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이번 미국 시연과 직접 연결되는 계약이나 일정 변경은 확인되지 않았다.

대표 사진 — 미 공군 · USAF
본문 사진 — 미 공군 · US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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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ENSE DIGEST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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